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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로그램의 역사: 르 그랑 K에서 플랑크 상수까지

세상의 모든 썰 2025. 4. 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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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로그램의 기원과 르 그랑 K의 탄생


18세기 프랑스 혁명 시기, 과학자들은 모든 사람과 시대에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측정 단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미터법이 탄생하였고, 길이의 단위인 '미터'는 지구 자오선의 1천만 분의 1로 정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질량의 단위인 '그램'은 물 1세제곱센티미터의 질량으로 정의되었고, '킬로그램'은 그램의 1,000배로 설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물의 질량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았습니다. 물의 밀도는 온도와 압력에 따라 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변하지 않는 표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1799년 순수한 백금으로 만든 '킬로그램 원기(Kilogramme des Archives)'를 제작하였습니다. 이후 1889년, 백금 90%와 이리듐 10%로 이루어진 새로운 국제 킬로그램 원기(IPK), 일명 '르 그랑 K(Le Grand K)'가 프랑스 세브르에 위치한 국제 도량형국(BIPM)에 보관되며 전 세계 질량 측정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르 그랑 K의 문제점과 새로운 정의의 필요성


르 그랑 K는 매우 안정적인 합금으로 만들어졌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세한 질량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실제로 르 그랑 K와 그 복제본 사이에 최대 50마이크로그램(모래 한 알의 무게보다 적은)의 차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과학적 측정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변하지 않는 자연 상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플랑크 상수를 통한 킬로그램의 재정의


2018년 11월 16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6차 국제 도량형 총회(CGPM)에서 과학자들은 킬로그램을 플랑크 상수(h)를 기반으로 재정의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하였습니다. 플랑크 상수는 양자 물리학에서 에너지와 주파수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기본 상수로, 값은 정확히 6.62607015×10^-34 Js로 고정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정의는 2019년 5월 20일부터 공식적으로 시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킬로그램은 물리적 실체가 아닌 변하지 않는 자연 상수를 기반으로 한 단위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정의의 의미와 영향


킬로그램의 재정의는 과학과 산업 분야에서 측정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나노기술, 약학, 정밀 공학 등 미세한 질량 측정이 필요한 분야에서 더욱 정확한 측정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자연 상수를 기반으로 한 정의는 시간에 따른 변화가 없으므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측정 표준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과학적 진보의 중요한 이정표로, 측정 단위의 정의가 인공적인 물체에서 벗어나 자연의 기본 상수로 전환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측정의 보편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미래의 과학 기술 발전에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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