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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실존주의자 로베르토 아를트와 『7인의 미치광이』

세상의 모든 썰 2025. 6. 1.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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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방인, 로베르토 아를트


20세기 초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유럽 이민자들의 물결로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겪고 있었습니다.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태어난 로베르토 아를트(Roberto Arlt)는 아르헨티나 문학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라틴 아메리카 문학과는 다른 방향에서 실존주의적 주제를 탐구하며, 당시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작품에 담아냈습니다.

『7인의 미치광이』: 실존의 고통과 사회의 모순


에르도사인의 절망과 반항


아를트의 대표작인 『7인의 미치광이』는 주인공 에르도사인이 자살하기 전 사흘 동안 화자에게 전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는 유럽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도시가 급격히 팽창하고, 그와 함께 범죄와 부패가 만연한 사회로 변모했습니다. 에르도사인은 이러한 사회 속에서 고통과 좌절에 찌들어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합니다.

점성술사와 비밀 조직


에르도사인은 우연히 점성술사와 그의 비밀 조직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사회혁명을 계획하며, 에르도사인은 그들의 계획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는 조직의 산업 조직 위원장을 맡아 과학자로서의 삶을 실현할 기회를 얻지만, 아내 엘사의 이탈과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의 갈등으로 다시금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범죄를 통한 실존의 확인


에르도사인은 자신이 존재함을 확인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회사의 공금 횡령 사실을 고발하고, 아내의 사촌 바르수트를 납치하여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범죄를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다고 믿게 됩니다.

아를트의 문학 세계와 영향


현실과 환상의 경계


아를트의 작품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주인공들의 내면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그는 현실적인 요소와 형이상학적인 요소를 기묘하게 병치하여, 실존의 의미와 존재의 조건이라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아르헨티나 문학의 새로운 방향


아를트는 기존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전통과는 다른 방향에서 실존주의적 주제를 탐구하며, 아르헨티나 문학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당시 비평계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재평가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는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의 선구자로서 주목받으며, 젊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7인의 미치광이』의 현대적 의의


『7인의 미치광이』는 현대 사회의 모순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를트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파헤치며,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를 요구합니다.

이처럼 로베르토 아를트는 아르헨티나 문학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로,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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