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다보면 역사 시간 순삭

사라진 도시, 아메리카의 카호키아: 북미의 비밀 문명

반응형

미국의 중심에서 발견된 잊혀진 도시


미국 일리노이주 동부, 미시시피 강변의 넓은 평원에 위치한 카호키아 유적은 한때 북미 대륙에서 가장 거대한 문명을 이루었던 도시였습니다. 현대 도시 세인트루이스와 가까운 이곳은 11세기에서 13세기 사이에 번성했던 문명으로, 미시시피 문화(Mississippian Culture)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을 뿐, 이 도시와 주민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카호키아의 구조: 고대 북미의 마천루


카호키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몽크스 마운드(Monks Mound)'라 불리는 거대한 흙으로 만든 구조물입니다. 높이 30미터, 밑면적 약 5.6헥타르에 달하는 이 마운드는 당시 북미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었습니다. 도시 전역에는 이러한 마운드가 120개 이상 흩어져 있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주거지나 종교 의식의 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카호키아는 철저히 계획된 도시였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도시가 대략 20,000명 이상의 인구를 수용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는 11세기 북미에서 매우 드문 규모였습니다. 도시 중심부에는 공공 광장과 의식용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도시를 둘러싸고 방어용 목책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천문학적 지식과 우주관


카호키아 문명의 또 다른 특징은 그들이 가진 뛰어난 천문학적 지식이었습니다. 이들은 목재 기둥으로 구성된 '우드헨지(Woodhenge)'라는 구조물을 만들어 태양의 이동을 관측했습니다. 이는 계절의 변화를 파악하고 농경 활동을 조율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들의 우주관은 종교 의식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었으며, 태양과 달, 별을 숭배하는 의례가 주요 활동 중 하나였습니다.

거대한 무역 네트워크


카호키아는 단순히 고립된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미시시피 강을 따라 멀리 떨어진 지역과 교류한 흔적들이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로키산맥에서 가져온 흑요석, 애팔래치아 산맥에서 온 구리, 그리고 멕시코로부터 유입된 카카오 등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광범위한 무역 네트워크를 통해 물품이 교환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물질적인 교역뿐만 아니라 문화적, 종교적 아이디어도 함께 교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교류는 카호키아가 북미 대륙의 문명 허브로 기능했음을 보여줍니다.

사라진 이유와 미스터리


하지만 카호키아는 14세기 초반에 급격히 쇠퇴하고 결국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환경적 요인, 과도한 자원 소비, 정치적 불안정, 기후 변화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특히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이 도시의 몰락을 가속화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또한, 카호키아 주민들의 삶과 신앙, 그리고 이들이 왜 도시를 떠났는지는 여전히 큰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이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구전 전통과 고고학적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카호키아: 잊혀진 도시의 부활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카호키아 유적은 현재도 많은 관광객과 연구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몽크스 마운드와 우드헨지는 여전히 그 규모와 복잡성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카호키아는 고대 북미 문명의 정점에 있었던 도시로,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과 구조물은 당시 사람들의 기술, 사회 조직, 종교적 신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 잃어버린 도시는 오늘날에도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북미 대륙의 숨겨진 역사를 말해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