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거대 동물: 신생대 초거대 포유류의 비밀

고대의 거대 동물: 신생대 초거대 포유류의 비밀

현대 지구에는 코끼리, 기린, 고래와 같은 거대한 동물들이 있지만, 불과 수백만 년 전까지만 해도 이보다 훨씬 거대한 포유류가 대지를 지배하고 있었다. 신생대(白堊紀 이후)에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포유류들이 존재했으며, 이들은 한때 지구의 최강 포식자이거나 초식 동물로 군림했다. 그들의 거대한 몸집은 어떻게 진화했으며, 또 어떻게 사라졌을까?

가장 거대한 육상 포유류, 파라케라테리움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육상 포유류로 꼽히는 파라케라테리움(Paraceratherium)은 코뿔소와 가까운 친척이지만 뿔이 없는 거대한 초식 동물이었다. 약 3400만~2300만 년 전(올리고세)에 서식했던 이 거대한 동물은 어깨 높이만 5m에 달했고, 몸무게는 최대 20톤으로 추정된다. 키가 크고 긴 목을 이용해 높은 나무의 잎을 뜯어먹었으며, 오늘날의 기린처럼 거대한 크기가 식물 자원을 독점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초거대 육식 포유류, 안드루사르쿠스

고대 포유류 중에서도 안드루사르쿠스(Andrewsarchus)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육식 포유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약 4500만 년 전 에오세 후기, 오늘날 몽골과 중국 지역을 포함한 아시아의 대초원에서 살았다. 크기 추정이 다소 어렵지만, 두개골 길이가 83cm에 달하는 거대한 머리를 가졌으며, 몸길이는 4m 이상에 몸무게는 1000kg 이상으로 예상된다. 학자들은 안드루사르쿠스가 주로 죽은 동물을 먹었을 수도 있고, 직접 사냥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한다.

거대한 동물들이 사라진 이유

이러한 초거대 포유류들은 왜 멸종했을까?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1. 기후 변화: 신생대 동안 지구는 여러 차례 기후 변화를 겪었다. 올리고세와 마이오세에 걸쳐 기온이 하락하고 초원이 넓어지면서 일부 초거대 동물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점차 감소했다.
2. 서식지 변화: 대륙 이동과 환경 변화로 인해 거대한 동물들이 의존하던 삼림이 줄어들고 초원이 확장되면서 생태계가 급변했다.
3. 경쟁과 포식: 점차 등장한 보다 기동성이 뛰어난 포유류들이 기존의 거대한 종들과 자원을 놓고 경쟁하면서 생존이 어려워졌다.
4. 인간의 등장: 후기 신생대에는 인간과 그 조상들이 등장하면서 대형 동물들이 인간의 사냥과 생태계 변화의 영향을 받아 멸종했을 가능성도 있다.

초거대 포유류가 남긴 흔적

오늘날에도 우리는 코끼리, 기린, 코뿔소, 하마 같은 대형 포유류를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이보다 훨씬 거대한 동물들이 존재했다. 이들의 멸종은 단순히 몸집이 크다고 해서 생존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이들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지구는 또 다른 형태의 '거대 동물의 시대'를 맞이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