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마켓메이커의 세계: 전략, 역할, 그리고 시장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마켓메이커란 무엇인가?

마켓메이커(Market Maker)는 특정 자산의 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제안하여 시장의 유동성을 제공하는 참여자를 뜻한다. 전통 금융에서는 은행, 증권사 등이 이 역할을 수행해왔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전통 금융 기관뿐만 아니라 전문화된 트레이딩 회사나 알고리즘 기반 서비스도 마켓메이커로 활약 중이다.

마켓메이커의 기본 원리

마켓메이커는 일정한 비드-애스크(매수-매도) 스프레드를 유지하면서 매수 주문과 매도 주문을 동시에 제출하여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30,000에 사고 $30,010에 파는 주문을 동시에 제출한다면,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10의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를 통해 거래소 내 유동성이 증가하고,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게 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마켓메이커의 전략

1. 패시브 마켓메이킹

주문장을 따라가며 시장 평균보다 나은 스프레드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마켓메이커는 이 전략을 자동화된 봇이나 알고리즘을 통해 운영한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이 평온할 때 유리하며, 높은 거래량이 발생할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2. 액티브 마켓메이킹

시장 뉴스나 펀더멘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가격 변동에 따라 유동성 공급을 조절하는 전략이다. 이는 보다 고급화된 알고리즘과 빠른 응답 능력이 요구되며, 종종 고빈도 거래(HFT) 기술과 결합된다.

3. 아비트리지 전략 병행

여러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아비트리지를 통해 위험을 줄이면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마켓메이커는 단순히 스프레드 수익뿐 아니라 구조적 차익도 추구한다.

암호화폐 생태계에서의 역할

1. 유동성 공급
마켓메이커는 낮은 거래량을 가진 신규 코인이나 프로젝트의 시장 초기 유동성을 지원함으로써, 투자자 유입을 유도한다.

2. 가격 안정성 확보
매수/매도 주문의 지속적인 공급은 급격한 가격 급등락을 방지하여 시장의 안정성을 높인다. 특히 디파이(DeFi) 영역에서는 자동화된 시장조성자(AMM)와 함께 마켓메이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3. 거래소와의 협업
거래소는 전문 마켓메이커에게 인센티브(수수료 할인,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상장 초기 자산의 거래소 내 활발한 거래를 유도한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의 주요 거래소는 전용 마켓메이킹 파트너를 운영 중이다.

리스크와 논란

1. 시장 조작 가능성

일부 마켓메이커는 의도적으로 주문장을 조작하거나 '스푸핑(spoofing)'과 같은 기법으로 시장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규제당국의 감시 대상이며, 미국 SEC와 CFTC도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확대 중이다.

2. 비공정한 경쟁

거래소가 특정 마켓메이커에게 내부 정보나 API 우선 접근 권한을 제공하는 경우, 일반 투자자와의 정보 비대칭이 발생한다. 이는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

미래 전망

암호화폐 마켓메이커는 점점 더 알고리즘 중심의 고도화된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자동화 트레이딩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도 프로토콜 차원의 마켓메이커 역할(예: Uniswap v3의 범위 내 유동성 제공 방식)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는 마켓메이커 활동의 투명성과 감시 체계 강화를 요구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도 향상과 함께 마켓메이커의 역할도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 자료

• CryptoBriefing: What is a Crypto Market Maker?
• Messari Report: Crypto Liquidity Landscape, 2024
• Cointelegraph: Understanding Market Makers in Crypto
• Kaiko Research: Market Making and Liquidity Metrics (2023)